엄마 일기/형섭이
형섭 어록
urbandesign
2010. 9. 30. 16:51
1. 파워레인저를 너무 좋아하는 형섭
마트에 지나가다 파워레인저 손목시계를 보고
추석선물(예전에 엄마는 성탄, 설, 추석, 어린이날, 생일에만 선물 사준다고 했음)로 사달라고 조른다. 내가 한말이 있어서 정말 이런 스타일의 아동으로 키우기 싫지만 아이의 눈으로 사주었다.
버튼을 누르면 이상한 기계음과 동시에 전자 시계가 나온다.
10:10
전자 시계 보는 연습이라도 시킬라고 앞 숫자 뒤에는 "시"라고 하는 거다.
따라해봐 "시"
그랬더니 형섭이가 나를 보고 정색하고 훈계한다.
엄마 왜 "시"라고 나쁜 말해?
푸하하 웃었다. 규칙과 규범을 존중하는 스타일의 우리 아들 형섭 ~!!
2. 난 시어머니와 일한다고 섭이를 tv보게 했다. 추석특집으로 ebs에서 만화영화를 해주었는데
그것을 다~ 보고나서야 나한테 일러주듯이 다급하게 말한다.
"엄마 아까 tv에서 그사람들이 나쁜말했따?"
"뭐라고?" 난 내가보게한 만화영화가 섭이에게 안좋은 영향 주었나 싶어서 뜨끔했다.
"그사람이 다른 사람보고 범인이라했다. 그렇게 나쁜말을 한다. 범인!!"
ㅋㅋㅋ 웃었다. 역시나 규범적인 아이...
3. 대화중에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라는 노래를 어른들이 불렀는데
형섭이가 정색하고 아니라며 다시 가르쳐 준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고모님을 잃고요"
푸하하.....섭이 귀에는 그렇게 들렸나보다.
고모도 없는 섭이가 어디서 고모를 배워가지고...^^
4. 섭이는 자주 엄마아빠에게 이쁜말을 자주한다.
이번 추석에는 장기간 출장으로 오랫만에 만난 아빠에게 아주 선심을 쓴다.
"아빠. 내가 나중에 아빠한테 아우디 사줄게. 걱정안해도 돼...."
그런다.
그 다음날 마산 시댁 진열장에 있는 88올림픽 오륜기 20년도 더된 열쇠고리를 발견하고
너무나 애지중지 한다.
심지어는 열쇠고리를 허리에 채워달라고까지 하네...
섭아 이거 왜? 좋아서 ? 그랬더니...
"아우디잖아" 그런다. ㅋㅋㅋㅋ 섭이 눈에는 오륜기 = 아우디 같아 보였나보다.
글씨 쓰기에 재미 붙인 형섭에게
아우디 쓰라고 하니.....이렇게 쓴다. 아우D ㅋㅋㅋ
섭이 세상은 우리와 참 많이 다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