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이들과 집을 나섰다.
가을의 정취가 완연히 무르익어 있는 곳을.
섭이엄마의 제안으로 섭이 자전거를 싣고 율리 유모차도 완비해서 경남도립수목원(반성)에 도착했다.
내 달리는 섭이.
메타세콰이어가 열주해있는 길을 내 달린다.
그것도 길 가운데가 아닌 가쪽 '울퉁불퉁한' 길로.
아빠와 오프로드를 경험하면서, 평탄한 길은 길로 안느껴지나보다.
나 왈 : "섭아~ 그리로 가지말고 평평한 길로 가~, 자꾸 넘어지잖아~!"
섭 왈 : "아니~ 사람들이 지나가라고 가장자리로 가는거라고~!"
(할말 없다.)
그러다 쿵~! 넘어졌다.
꼬시다..
잔디밭에 풀어놓으니, 아이들의 고삐가 완전 풀려버렸다.
그렇다. 부모는 아이들을 풀어줄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너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던건 아닌지...
도착한 즈음이 점심때라, 바라 판편다. 예전 어릴적에 식사시간만 되면, 밥상 다리를 펴던 그시절의 생각이 문득 머리에 스쳤다.
큰맘먹고 충무김밥을 샀다.
그냥 김밥의 2-3배 가격이다.
그래서 섭 엄마가 2인분밖에 못샀다며, 쑥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사랑스런.... 웃음.
우리 율리는 항상 두손에 무언가를 쥐어야 한다.
과자도 두개, 사탕도 두개.
아직은 김밥을 쥐기 전이라 "v"질을 이쑤시개를 들고 같이 해보인다.
충무김밥으로 간단히 애피타이져를 해결하고, 본 요리.. 컵라면이다.
아기참새마냥.. 집을 쩍쩍~!
자꾸 씹어먹지 않고, 그냥 삼키길래... 좀 나무랬더니..
율리.. 썽질 내더니.. 결국~ "웩~!"
고연것...
밥 푸근히 먹고, 낙엽놀이를 한다. 마구 던지며...
그래... 고삐를 풀어줘야하는데, 난 아직도 머리와 옷에 묻은 낙엽가루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이 장면은 섭엄마가 찍은 사진이다.
어떤 장면인지.. 설명요~! (율리가 섭이를 막아선 듯한 모습...)
밥먹고 잠시 폼 잡아봤다. 책보는 여유를.
한참 책읽다 애들못습이 안보여, 어디있나 찾고 있는 모습이다.
섭 엄만..."자라 목"에 비유했다.
섭이도 얼마전까지 무서워했던, 높은(일반)자전거인데.
율린 아직 2돌도 안되었는데... ^^
당돌한 우리 딸~!
멀~리 도망가서 안오길래. 뛰어가 잡았다.
다리를 뻗대기에, 배꼽 간지르기로 감정 무마중.
별로 안닮았는데.
나와 율리는 따로있느면, 완전 닮은 느낌이고, 같이 있으면 별로 안 닮았다.
근데, 섭이와 율리는, 따로있으면 안닮았는데, 같이 있으면, 많은 닮은 모습이다.
섭 엄만 우리 가족의 교집합.
(돌출입... 1600 곱하기 3 = 4800)
가을을 맘껏 즐기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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