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서를 처형네가 서울에서부터 창원을 찾았다.
너무나도 완벽하고 사적인 이 계곡이 으뜸이라 평하면서 말이다.
지난주 피서는 샌드위치와 라면이었던 것이, 옥의 티랄까.
이번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삼겹살세트를 준비했다.

나야... 그냥 계곡에서 술한잔 할 수 있다면야 무엇이든 환영이지만 말이다.


계곡에서 고기만 먹기엔 또 무언가 부족하단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서 라디오를 준비했다. 저것은 네델란드 여행에서 샀던 것이다.
예전에 베로나에서 샀던 클래식컬한 포터블 라디오를 들고 오고 싶었지만, 배터리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역시 야외는 휴대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다시 찾은 나의 가족 모습. 새로 태어난 율리는 이제 5개월이 갓지나도
지난주 임상실험과 함께 계곡의 서늘한 기운에도 튼튼하고 건강에 이상없음이 밝혀졌다.
그래서 또 데리고 왔다. 


준비해온 고기들. 삼겹살과 목살 중 목살을 먼저 구워먹었다.
그날 맛든 김치와의 맛은 환상적이었다.
모든 음식은 분위기에 따라 맛의 깊이가 천차만별이다.


고기를 무척 좋아하는 섭이.
섭이도 진중하게(?) 기다리고 있다.


갓난 아이를 가진 엄마는 때론 열외된느 경우가 많다.
각종 집안의 경조사에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장소, 똑같은 멤버이지만, 텐트 외 각종 시설을 갖추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일주일 사이에 살이 더 붙은 것 같다.


섭이는 벌써 이 계곡에 익숙해졌다.
한번만 놀아본 장소는 거의 자신의 나와바리가 되는것 같다.
어른들보다 아이의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책상이나 집 대문밖 골목길에도 선을 긋고 영역을 표기하는 것. 나도 어릴적 해보았던 기억이 났다.

섭이는 그곳에서, 물보다 높은 돌에, 행여나 신발이 떠내려 갈까. 작은 돌멩이 하나를 신발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소중하게 간직해서 다시가져온, 즉흥 물레방아.
영덕 멕가이버 장인어른이 지난주에 만들어주셨다.


이모부와 물싸움을 하며 논다.
계곡 물아래가 다소 평평해 그대로 놀게 놓아두었다.




먼저는 도망가더니, 다음은 섭이가 이모부를 공격하고 나섰다.
물 세례다.


계곡물을 마시는척 장난도 친다.
이제 어떤 행위와 그 행위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구분짓는다.


역시 또 세수하는 형님.


왜 계곡물은 머리까지 흠뻑 젖게 하는걸까.
나도 그렇다. 일반적으론...
아마도 계곡물의 청명함에 조금이라도 더 젖고 싶어서일것이다.


또 봐라. 또 장난치잔다.



그 사이 율리는 만반에 준비를 갖추어온 덕에, 좀더 안락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마음의 휴식.



그렇게 먹다보니, 안주가 모자르다.
그래서 생라면을 뿌셔 먹기로 했다. 형님과 나의 아이디어다.



새로운 안주와 먹다보니, 캔맥주는 거뜬하다.
윗물에 넣어두었던, 맥주를 가져오라고 섭이에게 심부름 시켰다.
이젠. 사람 말귀를 좀 알아듣는다.  ㅎ



이모부와 아빠꺼 두개를 거뜬히 들어보이면, 자랑한다.
이때, 엄청 칭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새로운 맥주와 함께 또 쨘~


심부름 잘했으니, 상훈을 주는것도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스프를 좀 털어, 라면을 입에 넣어준다.
아빠와 아들의 애정표현이다.


근데 자꾸 먹다보니, 윗물에 담궈둔 맥주가 몇개나 남았는지 궁금하다.
또 알아보기 위해 또 섭이에게 심부름 시켰다.
방금 먹은 라면은 이때에도 힘을 발휘시킨다.



세개 남았다고 자신있게 말해준다.
벌써... 다 먹어 가는구나...


이때쯤 율리도 잠에서 깨어났다.


얼굴에 자국이 묻어 잠시 얼굴을 살핀다.
아이는 아주 작은 것에도 큰 관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나도 좀 쉬어보자.
편한지 안편한지. 아래에 깔았던 것은 코스트코에서 샀던 콜맨제품이다.
바람넣는 (자동)펌프 유압이 시원찮다.
조만간 수동으로 하나 사야겠다. 야외캠핑에서 전원을 이용한 자동제품은 지양해야 할것 같다.


이때 섭이와 아오와 이모는 산책.


율리는 또 양껏, 애교를 부린다.




이제 이 계곡은 2009년도 여름을 마지막으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오프로드의 장소에서 가족과의 피서장소로, 나에겐 참으로 좋은 추억의 장소인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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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ban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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