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피서로, 거의 영덕을 빼놓지 않고 간다.
이젠.. 딴데 가볼까..싶다가도, 여러 편의와 아이들을 보고싶어하는 가족들과의 조우를 위해서, 여전히 우리는 영덕으로 향했다.
뒷자리에 빼곡히 앉아있는 모습을 신호대기중에 남겼다.
나도 룸미러로만 보다가 정면에서 쳐다보는 모습은 처음이다.
어찌보면 다정해 보이기도 하다가도, 좀 비좁은 느낌이 없잖다.
영덕집 앞마당에 매미가 울어댄다.
소리내는 곤충은 여러종이 있겠지만, 풍부한 성량과 음질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미는 수컷만 소리를 낸단다. 암컷은 소리한번 못내고 죽는다니..
요즘 도시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말매미의 쎄에엑~~ 거리는 소리가 아니닌
목가적인 참매미의 울음소리(맴앰~ 맴~맴맴맴~ 소)는 참 듣기가 좋았다.
영덕할아버지께서 섭이를 위해 매미를 잡았다.
섭이도 만지진 못하지만, 참매미를 열심히 구경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매미잡이가 끝나고,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고래불해수욕장에 대한 홍보물이 정겹다.
애초부터 수영복을 차려입고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나중에 젖은 몸은 돗자리를 시트위에 깔고 그대로 돌아와, 집에 와서 샤워하는 것이 정공법이 되었다.
강한 햇볕이 우리를 반겼다.
이날은 버너와 솥(완전가정용), 라면까지 챙겨갔다.
영덕사람이라고 하면, 파라솔 빌리는데, 좀 깎아준다.
슈퍼이모. 섭이가 부르는 현민처제의 닉네임이다.
자동차 스티커, 과자 등으로 섭이의 인기를 꽤 얻었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섭이와 비슷한 처제다.
멋보단 실용. 장인어른께 밀짚모자를 빌려썼다.
역시... 썬글래스를 끼면 당당해진다. 또 내가 멋지다고 착각한다. 난 눈이 작아서 썬글라스 끼는걸 좋아한다.
내가봐도 좀 나아보인다. ㅎ
제트레인저 욱끼(고무튜브의 경상도말)는 이듬해가 되면 못쓸것 같다.
율리가 받아 쓰기엔 너무 남성용이다.
남매가 생기면 항상 중성용 물품을 사는 것이 원칙이 되곤한다.
그래서 둘째는 항상 중고를 사용하게 된다. 나도 그랬고, 섭이 엄마도 분명 그랬을 것이다.
율리. 짠 물에 발한번 담궈본다.
생애 첫경험이란... 이런것이다.
자신이 원하는것보단, 원하지 않던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것...
얼굴이 좀 탔다.
아이의 새피부는 무척 여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삼 실감한다.
차례 차례로 바다로 나갔다.
하지만, 섭이는 계속 그대로다.
어른 셋이서 애하나 보면, 딱맞는것 같다.
그래도 인간이면 목이 마를테다.
공부를 해도, 놀아도, 자식이 먹으면서 해야 부모걱정을 덜 수 있다.
이제 모레성을 만들려고 한다.
혼자 뭘하는지 뒤에서 지켜 보았다.
시원찮은지 딴전 피운다.
형섭이는 아직은 생각이 먼저 앞선다.
내년에 수영복 하나 사줘야겠다.
그럼, 저 파란 수영복은 또 율리차지??
글쎄...
라면을 끓여 먹었다.
계속 추운 물에 노는 섭이를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강한 여름 햇볕과 함께, 정말 강한 바람이 있어 불도 꺼지기 일수였다.
여하튼 불은 라면을 맛있게 나눠먹었다.
마누라도 열심히 먹고 있다.
후식으로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또 장난끼가 발동했다.
섭이는 쭈쭈바를 선호했다.
역시 동해바다물은 조금 놀다보면 금방 추워진다.
그날따라 바람이 있어 금방 피곤해졌지만,
영덕집에서 15분 거리면, 환상의 해변이 나온다.
집으로 귀가하여
광복절을 기념하기로 한 모양이다.
장인어른이 친히 깃봉을 자전거에 묶어 주셨다.
섭이는 의기양양하게, 랭글러의 CB안테나 비슷한 폼을 잰다.
또 빠질수 없는 정원수에 물주기.